[일의 성과 극대화]전문가일수록 자신의 영역에서의 일상이 피곤하고 까칠하다
- 이병섭
- 2026.09.0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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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문가(애호가 포함)는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는 사람이다. 나 같은 사람은 음식의 맛 차이를 크게 구별못한다. 물론 맛없는 것은 안다. 그러나 좋은 것과 더 좋은 것의 차이를 크게 구별하지 못한다. 와인도 그러하다. 어느 수준 이상을 가면 그다음엔 잘 모른다.
2. 일반인과 전문가의 차이는 전문가는 좋은 것과 더 좋은 것의 차이를 구별할 줄 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능력은 때로 삶을 피곤하게 하고 돈도 많이 들게 한다.
3. 맛의 전문가들은 일반인이 맛있어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내 여동생은 절대미각을 보유하여 거의 맛 구별이 '대장금'급이라 입이 매우 짧다. 아무거나 먹지 않는다. 우리들이 그저 그런 음식을 맛있다고 우적우적 먹는 것을 보면 한심하게 쳐다본다.
4. 프로 음악가들 또한 생활이 피곤하다고 한다.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듣는 소리를 예민하게 듣는다. 이들에게 세상의 모든 소리는 '도레미파솔라시도'로 들리며, 불쾌한 음이나 연주의 작은 실수도 귀에 거슬려 한다. 일반인들에게는 다 비숫하게 들린다.
5. 편집 전문가는 틀린 문법이나 단어를 귀신같이 찾는 능력 덕분에 오히려 글 읽기를 힘들어한다고 한다. 아마도 법을 하시는 분은 매사의 사리분별과 옳고 그름이 일반인보다 더 예민하실 것이다.
6. 자동차 애호가, 전문가들은 아무 차나 안 타고, 음질 전문가는 아무 스피커, 아무 이어폰을 안 쓴다. 명품을 볼 줄 아는 사람들은 아무거나 입고 아무거나 들고 다니지 않는다.
7. 나도 잘 생각해 보니 삶의 다른 분야는 대개 둔감한데, 일의 영역에 있어서는 매우 예민하다. 논리가 조금이라도 안 맞거나 정리가 안된 보고서는 보자마자 차이를 구별해낸다. 다른 사람들은 잘 쓴 보고서라는데 내 눈에는 그렇지 않다. 문제해결이나 일처리가 깔끔하지 않은 부분도 금방 구별해내고 짜증을 낸다. 책도 훌륭한 책인지 그냥 좋은 정도의 책인지, 사람의 심리가 어떠한지도 잘 구별하는 편이다.
8. 그러므로 그 미묘한 차이를 알아내는 전문가들이 있음으로, 어떤 영역이든 품질이 한 단계 발전한다. 좋은 것을 넘어 훌륭하게 될 수 있는 것은 전문가들의 덕분이다. 그러나 전문가의 단점은 그 미세한 차이를 알기에 일반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영역에서 돈도 많이 쓰게 되고 까다로워지고 까칠하거나 피곤해지기도 한다.
9.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본다는 것은 장점과 단점 모두를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민함과 까칠함을 가지는 게 당연함을 스스로도 또한 주위 사람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스스로의 까칠함과 짜증이 나쁜 것이라 여기고 스스로를 자학할 이유는 없다. 이는 전문가가 됨에 따라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다. 단지, 이를 분별하여 예민함을 조절하고, 때로 상황에 따라 일부러 둔감해지는 연습도 할 필요가 있을 뿐이다.
출처: 일의 격(신수정 저자/ 전 KT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