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리스트] 전문가가 되기 전에, 제너럴리스트부터 되세요
- 이병섭
- 2024.08.0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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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서 쾨슬러는 책 <창조의 행위>에서 ‘복잡한 문제일수록 무의식 작업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기존 통념에 반하지만, 일을 쪼개는 것이 창의적 사고에서 필수라고 주장했다.
2. 특히 그는 너무 합리적 인간(=계산적 인간)이 되지 말라고 주의하라며 이렇게 말했다. “합리적 인간은 다차원의 머리가 아닌 일차원의 머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3. (한편) 책 <늦깎이 천재의 비밀>을 쓴 데이비드 엡스타인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무수한 반복 훈련을 통해 기량을 연마한 클래식 음악가들을 연구했다. 그들이야말로, 의식적 연습으로 똘똘 뭉친 전문가였고, 쾨슬러가 말하는 합리적 인간들이었다.
4. 그런데 (흥미롭게도) 엡스타인은 대부분의 초일류 재즈 음악가들은 어릴 때 현저히 적은 양의 정규 훈련을 받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초일류 재즈 음악가들은 가장 좋아하는 악기에 정착하기 전에 여러 다양한 악기를 시도해보며 나름의 방식으로 실험하는 시기를 거쳤다.
5. (심지어) 이들 중에는 악보를 읽는 법조차 배우지 못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6. (물론) 클래식 연주자들의 엄청난 기량을 폄하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다년간 엄격한 훈련을 거친 이들 중에는 즉흥 연주가 안 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재즈(=다양화)에서 클래식(=전문화)으로 전향하는 것은, 그 반대 방향보다 훨씬 쉽고 흔하다.
7. 폭넓게 접근하여 전체 지형을 탐사한 후에 깊게 한 우물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 한 우물을 파다가 폭넓게 탐사를 시도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는 얘기다.
8. (이는 AI도 마찬가지다) 현재 인공지능의 알고리듬은 매우 협소한 영역에서는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아이디어를 연결 짓는 데는 아직 형편없는 수준이다.
9. (그래서) 미래의 AI 시대에는 팔방미인이 한 우물을 파는 대가를 이길 확률이 크다.
10. (다만) 우리가 전문화(=스페셜리스트)가 아닌 다양화(=제너럴리스트)의 길을 택한다면, 여러 다채로운 경험을 통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쉼과 고요의 시간이 필요하다.
11. (그리고 탁월한 제너럴리스트가 되기 위해선) 세상이 제공하는 폭넓은 아름다움에 자신을 노출시킨 다음, 한 발 물러나 이 모든 것을 흡수해야 한다.
12. (앞으로) 우리는 자유롭게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열정 간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교집합에 집중함으로써 탁월함에 도달해야 한다.
- 존 피치 외, <이토록 멋진 휴식> 중
출처 : 페이스북 윤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