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성과 극대화]의지력에 대한 미신타파, 비효율을 추구하라

1. 얼마 전 몇몇 직원들과 식사하는데 '의지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내게 질문한다. "그 정도 위치에 오르시려면 의지력이 정말 강해야겠네요?"


2. 개뿔! 의지력은 무슨. 물론, 삶을 살다 보면 가끔 의지력이 강한 분들을 보기는 하지만 99%의 인간은 의지력이 빈약하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는 '의지력' 운운하는 1% 독종들의 자기계발 조언은 믿지 않는다. 그분들에겐 맞을지 몰라도 나엔겐 안 맞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3.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내가 특별한 의지력을 발휘하지 않고도 지속하는 일은 침대에서 뒹굴고 TV, 스마트폰 보는 거 외에는, '독서'와 '쓰기' 정도이다. 그나마 이게 가능한 이유는 습관화되었기 때문일 뿐이다. 습관화되다보니 '활자중독'에 이르러 안 하면 금단현상이 나타나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것이고, 그 외 운동, 어학, 일찍 일어나기, 음식 적게 먹기, 일 열심히 하기, 뭐 배우기, 여행 가기 등 거의 모든 활동 중 자발적으로 지속하는 건 하나도 없다. 난 출퇴근 시간이 없었으면 회사 생활도 지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나를 부지런하고 강한 의지력의 소유자로 알지만, 나는 정말 아는 사람들은 내가 게으름뱅이에 의지박약자임을 안다.


4. 그러므로 나는 "의지력을 기르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환경을 바꿔야 한다". "지속가능을 위해서는 '잔머리'와 '효율'을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운동도 어학도 자기계발도, 유튜브와 책으로 혼자서 습득하면 시간도 아끼고 돈도 아끼련만, 이게 독종이 아닌 지속가능이 쉽지않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잔머리를 굴릴수록 시작만 수십 번 반복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 돈도 내고, 먼 거리 교통시간 날리는 등 고생하고 더 비효율적일수록 지속 가능하다. '환경'을 바꾸어 자신을 그 속에 넣고, 습관화될 때까지는 '잔머리'를 굴리지 말고 '비효율'을 추구해야 한다. 난 이런 관점에서 온라인 강의가 증가해도 오프라인 서비스는 여전히 지속될 거라 믿는다.


5. 내가 우리 아들을 위해 가장 잘한 일 중의 하나는 게임에 빠져 대학입시를 실패한 후 "이제부터는 스스로 게임 조절하며 집에서 차근히 공부하며 재수하겠다"라는 아들 말을 무시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엄격한 '기숙학원'에 보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말 안 듣던 녀석이 그 제안은 동의했다는 것이다. 마룻바닥에서 10명씩 자고 게임은 커녕 스마트폰, PC도 압수하는 환경에 1년 지내고 나니 겨우 게임 조절을 하게 되었다.(그 덕분에 이후 군 생활 적응도 매우 잘했다) 나는 그 아이도 나를 닮아 의지박약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6. 신년이 오면 다들 새로운 의지를 불태운다. 하지만 불태워봤자 소용없다. 작심삼일이다. 습관이 들기 전까지는 안 가면 혼나거나, 불이익을 당하거나, 창피할 환경을 만들던지, 친구들의 등쌀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곳을 가든지, 선생님이 너무 좋아서 안가곤 어쩔 수 없는 곳을 가든지, 돈을 너무 많이 내서 안 가면 너무 속 쓰린 곳을 가든지, 자격증이나 학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곳으로 가든지, 속세를 떠나든지, 스스로 구속된 환경에 자신을 넣어라. 돈을 쓰고 효율을 희생하라. 습관이 들어 안 하면 불안하게 될 그때 하산하여 '의지력이 성공의 비결이다'느니 '환경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바꾸라'느니의 멋진 말 떠들면 된다.


출처  : 일의 격(신수정 저자/ 전 KT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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