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성과 극대화]'짧게라도 여러번" 전략
- 이병섭
- 2025.04.21 16:02
- 조회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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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콤 글래드웰은 재기 발랄한 작가이다. 나도 그의 책을 좋아한다. 그러나 그는 균형 잡힌 글을 쓰는 작가는 아니다. 베스트셀러의 법칙을 잘 알고 있기에 대개 극단적인 주장의 책을 쓴다.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 또한 그러하다. 이 또한 많은 논란이 되어왔다. 성공에는 '절대 시간' 외에 '재능'의 요소도 분명히 큰 영향을 미치며, 1만 시간 또한 어떻게 1만 시간을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2. 습관에 관한 책*을 읽으니 균형잡힌 통찰이 나온다. "중요한 것은 1만 시간의 절대치 자체가 아니라 '횟수'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제임스 크리어, 비즈니스북스. 2019>
3. 대개 무언가를 결심할 때마다 작심삼일 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시간'은 많이 썼지만 '횟수'를 늘리는데 실패하기 때문이다. 운동을 한다고 결심하고 첫날 무리하게 몇 시간 한다. 그러고는 며칠 지나 온 몸이 아파지고 슬슬 귀찮아진다. 이에 포기한다. 공부를 결심하면 첫날 몇시간 공부한다. 열정이 생겨 폭발적으로 하다가 슬슬 그 열정이 꺼지게 되면 손을 놓게 된다. 글을 쓴다고 결심하면 첫날 엄청나게 쓴다. 그러다가 슬슬 힘들어지게 되고 그러다가 손을 놓게 된다.
4. 초기에는 무리한 열심으로 시간을 쏟았지만 횟수가 늘지 않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1시간*2번 보다 10분*7번이 훨씬 효과가 크다고 한다. 전자는 2시간이 소요되었고 후자는 70분이 소요되었으나 전자가 더 효과적인 것 아니냐고 말할 수 있는데, 실제 효과는 후자가 몇 배 크다고 한다. 그러므로 핵심은 '짧게라도 여러 번'이다.
5. 중학생 시절 체육 선생님이 한 달 뒤에 '턱걸이' 시험을 본다고 말씀하셨다. 사실 나는 턱걸이를 한 개밖에 못했다. 이에 절망하다가 같이 다니던 친구와 방과 후 잠깐씩 연습해보자고 했다. 어차피 1개밖에 못했기에 한꺼번에 많은 연습을 할 수는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일 방과 후 철봉에 갔다. 그런데 결국 30일이 지나자 정말 신기하게도 시험 때에는 15개를 할 수 있었다. 내가 무언가 꾸준히 해서 성공한 몇 안되는 경험이다. 내가 들인 시간은 10분*25일 정도 인것 같다. 그래봤자 250분이다. 그런데 내가 시험 3일 전부터 하루에 2시간씩 썼다면 어땠을까? 6시간(360분)을 쓸지라도 2~3개 밖에 못했을 것이다.
6. 그러므로 '잠깐이라도 여러 번' 전략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그러면 여러 번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만해야 한다' 일로 느껴지거나 지치면 백전백패이다. 예를 들어 운동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한 시간 하려면 지친다. 그보다는 그냥 매일 퇴근 시 가볍게 한 정거장 정도만 걷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위의 턱걸이 사례서 보듯이, 누군가와 같이 하면서 매일 동일한 시간 또는 동일한 타이밍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7. 1년 전부터 책을 쓰려 했다. 그런데 귀찮아서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한 매체에서 매주 기고 요청이 왔다. 잘 되었다 생각했다. 일주일에 기고 하나 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써서 나중에 모으면 책이 되니 부담 없었다. 나같이 게으른 사람은 '짧게라도 여러 번' 작전을 쓰지 않으면 결심한 하다가 인생 다 보낸다. SNS의 글도 마찬가지이다. 처음부터 매일 쓰려 했으면 일이 되어 지속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주말에만 쓰기로 하니 부담이 안되어 몇 년간 지속 가능했다.
8. 코로나로 오프라인 모임이 끊기면서 나뿐 아니라 많은 분들의 지속되었던 좋은 습관들이 정지되고 있다. 한번 끊기면 다시 재개하기 어렵다. 5분, 10분이라도 좋으니 다시금 일로 느껴지지 않는 만만한 것부터 시작해보시라.
9. '시간이 아니라 횟수', 이 전략은 '성장'뿐 아니라 '행복'의 법칙이기도 하다. 어쩌다 한 번하는 긴 시간의 좋은 경험보다 짧은 여러 번의 경험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고 하니.
출처 : 일의 격(신수정 저자/ 전 KT 부사장)